소박한 묵상 기도의 몇 가지 길잡이

함께 기도할 때

"어떻게 하면 공동기도를 계속할 수 있을까?" 한 주간 동안 떼제에 머문 사람이나 떼제의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흔히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함께 기도하는 것이 어렵다고 여기고 지레 겁을 먹습니다.

반면에 다행히도 몇몇이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기도하면서 나름대로 단순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개방적이고 깊이 있는 기도 형태를 발견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빠리 지역에서는 94년 말에 열린 젊은이들의 유럽 모임 이후에 50여 교회에서 정기적인 기도 모임이 지속되고 있고 흔히 이웃 교회 신자들도 거기에 초대됩니다. 비록 아주 멋진 기도가 아니라 해도 여러 사람이 함께 규칙적으로 기도함으로써, 기도가 일상 생활 속에 중요한 지표가 되고 하느님의 말씀을 더 잘 들을 수 있고 다른 이들을 향한 열린 자세를 갖도록 도와준다는 것을 체험하면 ’지난 번 기도 때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나왔는지’ ’기도 날짜와 시간은 잘 정했는지’하는 따위의 걱정과 의문은 사라져 버립니다. 기도를 어떻게 준비할지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기 몇 가지 제안을 적습니다.

기도 장소의 준비 가능하다면 ’교회 안’에서 기도하는 것이 좋고 여기에 따뜻하고 안온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노력하면서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기도 장소를 십자가와 성화(이콘), 펼쳐진 성서, 여러 개의 촛불, 꽃 등으로 조화 있게 꾸미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바닥에 간단한 담요나 방석 등을 깔고, 앉기 거북한 이들을 위해서는 의자나 벤치를 뒤에 둡니다. 조명은 너무 눈부시지 않게 은은하게 유지합니다. 기도하면서 우리가 바라보는 분은 그리스도이신 만큼 참석자가 모두 같은 쪽을 향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서
1. 떼제 노래 중에 묵상적인 분위기가 담긴 노래 한두 곡을 부르면서 기도회를 시작합니다.

2. 그런 후 시편을 노래합니다.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시편을 한 구절씩 읽거나 가능하다면 독창으로 노래합니다. 그러면 모두 함께 ’알렐루야’를 노래함으로써 응답합니다. 정해진 시편 전체를 전부 다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해하기 쉽고 더 가슴에 와 닿는 구절들을 잘 골라서 읽거나 노래합니다. 예: 시편 34/33, 42/41, 62/61, 73/72, 84/83, 98/97, 100/99, 103/102, 121/120, 139/138

3. 그리스도의 빛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는 동안(예: Jesus le Christ) 몇몇 어린이(혹은 젊은이)들이 촛불을 손에 들고 미리 준비된 등잔이나 촛대에 가서 불을 붙입니다. 이것은 개인 생활이나 인류의 삶 속에서 밤 깊어 어두워질 때에도 그리스도의 사랑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심을 상기시킵니다. (떼제에서는 오래 전부터 어린이들로 하여금 촛불을 켜도록 합니다. 이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모든 세대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4. 성서 구절은 해설이 필요 없을 만큼 짧고 이해 가능한 것으로 택합니다. 떼제의 편지에 실리는 ’말씀의 묵상’을 이용해도 좋겠습니다.

5. 성서 말씀을 읽은 다음에는 묵상 노래를 하나 부릅니다. 그리고 나서 긴 침묵 시간을 가집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내적 침묵을 얻기 위해 억지로 마음을 비우려고 애쓰기보다 그리스도께서 자신 안에서 기도하시도록 침묵 속에 어린이처럼 신뢰하면서 자신을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할 때 어느 날 우리는 인간의 깊은 내면에 그분이 와 계심을 발견할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용한 묵상 음악(예를 들면 떼제 음악 카세트나 클래식 음악 중에서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겠습니다)을 틀어 놓는 것이 밖에서 들려 오는 소음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떼제에서는 침묵하는 시간을 보통 10여분 갖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조금 줄여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짧더라로 5 분 이상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6. 침묵 뒤에 이어지는 청원의 기도(중보 기도라고도 함)는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한 두 사람이 돌아가면서 청원의 기도를 드리고 그때마다 응답송으로 ’주여 들어주소서’를 노래합니다.

7. 미리 준비된 청원의 기도를 다 마치면 참가자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물론 이런 자유 기도는 짧아야 하고 또 하느님을 향해 드리는 말씀이어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타내기 위하여 장황하게 늘어 놓는 말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자유 기도가 끝날 때마다 회중들은 ’키리에 엘레이손’(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주여, 들어주소서’ 등으로 응답합니다.

8. 주의 기도(주기도)를 노래하거나 함께 외우면서 청원의 기도를 끝맺음합니다.

9. 혹 좋은 기도문이나 성인들의 글 중에서 마침 기도로서 적합한 것이 있다면 이를 택하여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10. 여러 묵상 노래를 이어 부릅니다. 더 조용한 분위기에서 기도를 마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기도처에서 일어나 나가는 동안 묵상 음악을 틀어 놓는 것도 좋습니다.

노래 노래로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을 찾는 아주 훌륭한 길입니다. 떼제의 노래의 특징은 짧은 노래를 반복해서 부르는 것인데 이것은 묵상적 기도를 돕기 위해서입니다.

신앙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은 짧은 가사는 금새 이해할 수 있고 이것을 오랫동안 반복해 부름으로써 이 내용이 우리 온 존재 안으로 스며들게 됩니다. 이 단순한 노래들은 우리가 혼자 있을 때도 마음의 침묵 속에 끊임없이 기도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기도회 때에 노래를 그냥 시작하다 보면 음을 잘못 잡을 우려가 있습니다. 첫 음을 잡기 위해 소리굽쇠(디아파슨)를 이용할 수 있고 혹은 기타나 플루트 등 악기를 이용하여 첫 음을 잡아주면 선창자가 노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노래를 리드하는 사람은 노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템포에도 주의를 기울여 노래 속도가 차츰 느려지거나 혹은 빨라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기도의 묵상적 분위기를 잘 자아내기 위해서는 모두 노래를 정확하게 잘 부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노래 부를 때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화음과 성량에 유의한다면 좋겠고, 가끔 어떤 한두 사람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전체 기도분위기를 흩트리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도록 기도회 전에 미리 노래 연습을 해두는 것도 좋겠습니다. 보통 기도 모임 중 노래를 지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이 모두 십자가나 성화, 제단 쪽을 바라보도록 합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여러 나라 말로 노래하는 것이 좋고 작은 단체나 교회에서 부를 때는 한국말이나 라틴어로 또는 영어로 된 노래를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면 기도회 때 부를 악보를 인쇄한 종이나 음악책을 참가자 모두에게 나누어줍니다. 떼제의 노래가 아니더라도 참가자들이 잘 아는 한 두 곡을 성가책이나 찬송가에서 골라 부르는 것도 좋겠습니다.

Printed from: http://www.taize.fr/ko_article1128.html - 12 Novemb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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